Creative Troupe Yangsanbak
1. 시대에 저항하는 문제적 집단, 양산박(梁山泊)으로 모이다.
양산박은 중국 4대 고전소설 중 하나인 수호지(水澔誌)의 배경이 되었던 공간입니다.
타락한 세태 속에서 '더 이상 그렇게 살 수 없다' 인식했던 영웅들의 도피성이자, 삶을 공유하며 새로운 세상에 대한 이상을 나누던 공동체였으며, 다시금 뜻을 세워 세상을 향해 깃발을 들고 나아갔던 저항의 심장부였습니다.
거짓된 세상을 떠난 문제적 인간들이 모여, 진짜 세상을 일궈나간 결사체였던 것입니다.
우리는 이성과 논리가 동시대의 부조리를 설명하지 못하고, 인간의 실존의 근거가 분명히 규명되지 못하는 이 세상에서, 사는 대로 생각하며 관성적 삶을 살아가는 것을 거부합니다. 우리는 '연극'만이 '삶에 함몰되어, 가치가 상실된 세상'을 구원할 수 있는 유일한 '사유의 수단'이라 믿습니다. 우리는 '연극'을 통해 시대가 외면하고 있는 진실을 찾아나갈 것이고, 발견한 이야기들을 세상에 외칠 것입니다. 아틀라스가 하늘을 떠받치듯 세상을 떠받들 것이며, 인간을 사랑할 것이며, 희망을 가꿔나갈 것입니다. 세상의 많은 것들 중 굳이 연극을 선택한,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우리 ‘양산박’의 문제적 인간들은 ‘시장에 사는 수도사’가 되어 예술의 성당에 돌을 쌓아올리는 천형을 사명삼고 다음 세계를 이룰 때까지 정진해 나갈 것입니다.
2. 이상주의 예술공동체, 그렇게 창작집단이 되다
우리는 ‘인간의 영혼을 소중히 여길 것’을 최우선의 가치이자 사명으로 섬기는 '창작집단'으로 존재할 것을 천명합니다. 우리가 양산박의 이름으로 모인 것도, 동시대를 고민하는 것도, 결국은 '인간의 존엄성과 영혼이 존중받는 사회'를 만들어 가기 위함입니다. 우리의 공동체는 창작집단으로서 그런 '의지적 인물'들이 숨 쉴 수 있는 '집단'으로 존재할 것이며, 우리의 연극은 그것을 지향할 것입니다.
'집단'으로 존재하는 창작집단 양산박은 어떤 형태의 ‘관객’을 모시고, 어떤 형태의 ‘무대’에 서서, 어떤 형태의 ‘공연’을 올린다는 대원칙과 숭고를 향한 정신을 제외하고, 어떠한 정답도 규정하기를 거부합니다. 따라서 우리의 고민의 범위는 새로운 질서와 미학, 철학과 인간에 이르기까지 모든 당연한 것들과의 투쟁이 될 것입니다. 한 명의 기린아가 색을 정하고 이끌어가는 극단이 아닌 플랫폼이자 공방으로써 존재할 것이며, 아무 것이나 하지 않되 무엇이든 할 것입니다.
3. 이제는 연극이다.
창작집단 양산박은 그렇게 모였고, 그렇게 연극을 해 가는 사람들입니다.
저희가 만들어 가는 의미있는 이야기들과 새로운 미학을 열심히 지켜봐주십시오.